서산 해미읍성은 조선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성곽 도시로, 가을이면 단풍이 성벽을 감싸며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낸다. 붉은 단풍잎이 돌담길 위로 흩날리고, 누런 은행잎이 성문 앞을 덮으며 계절의 운치를 더한다. 해질녘 햇살이 성벽 위를 비출 때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가을의 해미읍성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시간과 계절이 교차하는 감성의 무대다. 가을의 색으로 덮인 성곽, 해미읍성에서 만나는 시간의 여운충청남도 서산시에 위치한 해미읍성은 조선시대 군사 요충지이자, 현재까지도 원형이 잘 보존된 성곽 유적이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초록의 잎이, 그리고 가을이면 단풍이 그 풍경을 완성한다. 특히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 사이, 해미읍성은 노란 은행잎..
태안 안면도의 꽃지해수욕장은 서해 낙조의 성지로 손꼽힌다. 밀물과 썰물이 그려 내는 넓은 갯벌, 바다 위에 우뚝 선 할미·할아비바위 실루엣, 해가 수평선으로 내려앉으며 펼치는 황금빛 수면은 가을 저녁을 가장 극적으로 완성한다. 부드러운 파도 소리와 갈대의 사각거림, 붉은 노을과 코발트블루 하늘의 대비까지—가을의 감성을 온전히 품은 노을 여행지다. 가을 저녁, 서해가 건네는 가장 따뜻한 인사가을의 끝자락으로 갈수록 빛은 더 깊고, 바다는 더 조용해진다.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 서면 그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낮 동안 맑고 선명하게 빛나던 하늘은 해질 무렵 서서히 색을 바꾸고, 바다는 노을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듯 숨을 고른다. 간조와 만조가 만들어 낸 넓은 모래사장과 갯벌은 거울처럼 반사광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