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덕유산은 겨울이 되면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꽃 산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며,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눈꽃 시즌은 그 장관이 절정을 이룬다. 곤도라를 이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향적봉 인근까지 오를 수 있어 초보 산행자도 부담 없이 설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서릿빛 눈꽃과 상고대는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거대한 백색 산맥이 이어지는 모습, 바람에 흔들리는 눈꽃 가지,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구름의 흐름은 지리산·한라산과는 또 다른 덕유산만의 광활하고 조용한 겨울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향적봉 일대는 겨울철 기온이 낮고 대기가 맑아 상고대가 자주 형성되는데, 나목에 하얗게 피어난 눈꽃이 산 전체를 뒤덮은 듯한 장면은 마치 신비로운 동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
정읍 내장산은 단풍 명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겨울이 되면 전혀 다른 풍경과 감성을 보여주는 설경 명소이기도 하다. 가을의 화려한 색이 모두 사라진 뒤 찾아오는 12월의 내장산은 고요한 흰 눈과 암회색 바위, 잔설이 쌓인 능선이 어우러지며 산의 본래 윤곽을 가장 차분하게 드러낸다. 내장사로 이어지는 계곡 길, 우화정과 호수 주변, 케이블카 상부역 인근 전망대에 서면 설경 속에 갇힌 계곡과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눈으로 덮인 산사와 소복하게 쌓인 눈길은 마치 오래된 수묵화 속 한 장면을 직접 걷는 듯한 인상을 준다. 겨울철 내장산은 사람의 발길이 다소 줄어들어 한층 조용한 분위기를 띠며, 눈 위에 남는 발자국 소리와 계곡의 잔잔한 물소리,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눈이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가 어..

